음식은 맛이 좋고 그만큼 비쌌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전통적인 한식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내는 것을 한정식이라 한다. 한국 음식점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한정식집하면 떠오르는 말은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라든가 " 정갈하고 소화하기에 부담이 없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일부 식당은 중요한 만남을 위해 특별히 정해진 인원만 따로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오늘 다녀온 경복궁은 상견례나 부모님의 칠순 잔치처럼 일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 방문하는 한정식집이다.

송도 한옥마을에는 경복궁이나 삿포로 같은 식당을 비롯해 카페가 있다. 센트럴 파크와 붙어 있어서 몇 년 전에 센트럴 파크를 산책하다 멋진 건물에 이끌려 카페에서 차를 마신 적이 있었다. 사진의 대문으로 들어가면 작은 정원이 있는데 이것도 참 좋았다.

https://maps.app.goo.gl/sPjzzSPBRRiKMYhr6
경복궁 한옥마을점 · 인천광역시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180
★★★★☆ · 한국식 소고기 전문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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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구의 열쇠고리나 손잡이, 경첩 등 을 작품으로 만들어 둔 것 같다. 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양각의 무늬가 멋지다. 실내 디자인도 일관성 있게 한국 전통 가옥과 어울리는 장식들이었다.


방 중앙에 테이블이 있고 예약된 인원수 대로 테이블 세팅이 되어 있다.


생갈비 코스와 양념갈비 코스를 주문했는데 고기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함께 나오는 요리들이 하나하나 맛이 좋고 다양했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활어회가 나오는데 흰 살 생선은 광어, 붉은 것은 방어인 것 같다. 나는 방어는 잘 모르지만 회를 좋아하시는 분께서 숙성이 잘 됐다고 이야기하셨다. 쌈용 상추는 따로 나오지 않지만 상추 무침이나 묵은지와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돼지감자 장아찌였다. 처음 먹었을 때 짠맛이 나지만 다 먹은 뒤에는 입맛을 돋워주는 새콤 달콤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탕평채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념이 된 청포묵과 어우러진 색색의 식재료가 예뻤다. 나도 나중에 청포묵을 사다가 도전해 볼 만한 간단한 요리인 것 같다.

우리는 예약을 미리하고 갔기 때문에 웨이팅이 없이 방으로 들어갔고 기다리고 있는 다른 손님들이나 식사하는 테이블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화장실은 내부에 있지만 식사하는 방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자칫 방을 못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식사 중 방에서 잠시 나올 때는 근처의 인테리어 소품이나 특징으로 방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고기를 굽는 식당은 고기 냄새라던가 기름진 바닥이 있을 법도 한데 경복궁은 식사 중에 연기가 나거나 식당 내부에서 고기 연기를 찾기 힘들었다. 그리고 음식을 서빙해 주시는 직원도 식사하는 사람들의 분위기에 맞춰 대화를 건네거나 음식을 소개하거나 아니면 아무 말 없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게 최소한의 말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런 점이 경복궁을 상견례나 가족 모임에 적합한 식당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음식의 맛이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초대를 받은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서비스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인테리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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