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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취미였던 것

by uni ly 2024. 6. 24.

어렸을 때 빵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밀가루에 설탕과 프리마를 넣고 섞은 뒤 팬에 구워봤던 경험이 있다. 반죽도 발효도 하지 않았으니 먹을 수 있는 빵이 되었을 리는 없고 냉장고에 들어갔다 사라졌다. 반죽, 그것은 기억 속에만 남은 하얀 덩어리...

Pixabay 로부터 입수된  Andreas Lischka 님의 이미지 입니다.

몇 년 전 마카롱 만들기가 한참 유행할 때 나도 홈베이킹을 독학으로 배워보겠다고 하던 시기라 망카롱(마카롱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망했다는 의미를 곁들여 만든 별칭)을 만들었고 실력은 늘지 않고 체중만 늘었다.

 

Pixabay 로부터 입수된  Pexels 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런데도 나는 아직도 반죽기와 오븐 등 홈베이킹 용품을 가지고 있고 종종 건강한 맛이 나는 식전빵류를 구워 먹는다. 솜씨는 없지만 갓 구워진 빵의 맛은 정말 좋기 때문이다. 사 먹는 빵에서 맛볼 수 없는 냄새와 식감이 있다. 

 

언어공부도 늘 포기가 어렵다. 어쩌면 나는 언어공부를 좀 덜했다면 다른 분야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듣고, 읽고, 생각해 보고, 더듬거리면서 말하고, 번역기를 돌려서라도 전보다 조금 더 발전해 가는 과정이 참 즐겁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학자나 전문가일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그냥 꾸준히 태국어와 한국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일반인들 중 하나고 영어를 하나 더 해보려고 한다.)

 

5학년에 관심을 가진  베이킹은 장래희망이 되지 못했다. 엄마가 살찐다고 말렸는데 나는 먹는 걸 참 좋아하는 편이라 만든 건 내가 다 먹는 사람이다. 엄마의 말이 맞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나는 혼자 빵을 굽고 있으니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어떤 성과가 없더라도 베이킹도 언어 공부도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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