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태국어를 공부했다. 보통 그렇듯
"저의 이름은 유니입니다."
"얼마입니까?"
"화장실은 어디입니까?"
정도를 배웠다. 그리고 태국에서 용기를 내어
"디찬 츠 유니카."
하고 자기소개를 했는데 그분은 내 말을 알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연거푸
"제 이름은 유.니. 입니다."
라고 말을 했더니 그분이 웃으며
"유.니. อยู่ นี่ ? อยู่ที่นี่ ?" 냐면서 되묻는 것이었다. 동행자 중 한사람이 태국어로 그 말은
"여기 있어."
라는 뜻이라고 알려줬고 그분은 웃으면서
"그래. 당신 여기 와서 있어요."
라고 했다. 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진짜 여기 있을까?'
진로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대학생에게 여기 있으라는 말은 참 따듯하게 들렸다. 어딘가에 소속되기 위해,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도 현실은 냉혹한데 말이다. 태국에서 처음 먹어본 새우 볶음밥은 너무 맛있었다. 아직도 그 식당, 테이블, 볶음밥이 담겼던 그릇까지도 기억한다. (결국 나는 태국에 가서 태국어를 배웠다.)
태국사람들은 외국인이 태국어를 말하려고 하면 웃으며 칭찬을 해준다. 나는 한국 학원이나 학교에서가 아니라 태국에서 처음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나에게 말을 건네준 태국 사람들, 형편없는 실력으로 태국어를 더듬더듬 말해도 웃으며 끝까지 참고 들어준 태국 사람들 모두 나의 태국어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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